수리

가위 리벳제거후 나사식으로 교체

xerxer 2022. 8. 18. 19:35

집에서 쓰는 가위는 보통 다이소 등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저가형/보급형이다.

크게 분류하면 나사식과 리벳식이 있는데

얼마전 다이소에서 2천원 정도에 구입하여 주방에서 쓰고 있는 가위도 나사식인것을 보면

가격이 비싸다고 꼭 나사식이 아니라는것은 분명하다.

※ 그렇지만 좋은 가위는 리벳식으로 만들지는 않으리라.

주방기구든 가위든 절대 리벳방식은 구입하지 않는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리벳은 강철로 만들었든 강철 할애비로 만들었든 상관없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조건 헐거워진다.

(가위보다 주방기구는 더욱 이런 경향이 심한것 같다. 스텐레스 냄비, 프라이팬 등등 절대 리벳형은 구입하지 말것)

가위도 마찬가지로

리벳식은 일정 기간 쓰면 리벳의 결속력이 헐거워져서 두 날 사이가 점점 벌어질 수 밖에 없다.

나사식의 경우 나사를 다시 조여주면되나, 리벳식은 불가능하므로 버려야 한다.

저가형 가위 구입하러 가서 잘 살펴보면 특이한 공통점이 눈에 띈다.

리벳식의 경우 절대로 "나 리벳식이요" 하고 드러내지 않고, 리벳식임이 보이지 않도록 숨겨서 포장하고 있다.

(물론 내 억측일수도 있으나, 지금까지 10~20여개 살펴보았던 가위가 모두 이런 식이었다)

리벳식 가위임을 감추고자 하는(좀 더 양보하여 표현하더라도 굳이 드러내고자 하지는 않는) 제조/판매자의 의도가 있다고 느껴왔다.

대신 나사식은 1자형 나사머리가 보이거나, 반대편으로 돌려져 있더라도 너트가 확실히 보이므로

구입시 이게 나사식인지 리벳식인지 헷갈릴 수는 없다.

나사식인지 리벳식인지 바로 알아보지 못하게 되어 있다면

90% 이상 그 가위는리벳식이라 보면 될것이고

당장은 차이가 없겠으나 조금만 오래 사용하다보면 리벳이 헐거워져서

다시 짱짱하고 타이트하게 조여주도록 조치할 방법이 없는것이

바로 리벳식이다.

※ 리벳이 체결된 방향의 수직으로 힘을 버티는 곳에 써야 하는데,

가위나 주방기구 본체와 손잡이 체결등에는 리벳을 사용하는것이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다.

당장 제작,제조는 편하겠지만.. 내구성을 생각하면 써서는 안된다는 생각임.

 

언젠가는 저 눈에 거슬리는 리벳을 어떻게든 제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왔었고

리벳을 제거할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하에

가위에 사용되는 풀림방지 기능이 들어가 있는 볼트/너트도 미리 구해놓으려 알아보았으나

가위용 나사는 의외로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었다.

고급 이발용 가위에 들어가는 부속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부품으로 따로 구입하려니 보급형 가위 가격의 2~5배는 되었다.

집에 리벳식 가위가 2개쯤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손잡이가 부러져서 폐기하였고

하나가 남아있는데, 리벳이 심하게 헐거워져서 제대로 가위로써의 기능을 거의 못하고 있었으며,

급하게라도 쓸라치면 여간 사용하기가 까다로운게 아닌 계륵중의 계륵이었다.

리벳을 두들겨서라도 빼낼 수 있다면 좋겠으나

소음도 클것이고 망치로 때리다가는 다칠 가능성도 커서 손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차에

세탁기 청소시 세탁조 들어낼때 쓰는 기어풀러가 퍼뜩 머리에 스쳐갔다.

https://blog.naver.com/xerxer/10030989786

10년도 훨씬전에 처음 세탁조 청소하려고 달려들었을때 필요하여 구입했던 연장이었고

지금까지는 세탁조 들어내는데만 여러차례 사용했으니 이미 본전은 뽑고도 남은 도구였다.

※ 브레이크 패드 교체시, 실린더 밀어넣는데도 쓸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음

양쪽 갈고리로 가위 몸체를 잡고, 가운데 송곳(?)을 리벳에 거꾸로 찔러서 밀어낸다면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1차시도했으나

리벳끝도 볼록하고 기어풀러의 끝도 볼록했기에, 서로간의 중심을 맞출 수가 없어서

자꾸 미끄러져 내려서 실패.(빨간 화살표 지점에서 서로 미끄러져 내림)

잠시 고민하다가

와셔를 대어주어 리벳끝과 기어풀러 끝이 와셔의 내경 안에서 놀도록 가이드를 쳐 준다면

작업이 가능할것 같았다.

와셔를 가위에 글루건으로 살짝 붙여주고 재시도하였다.

기어풀러와 가위본체 사이에 글루건으로 살짝 붙여서 와셔를 끼웠더니

더이상 서로간 중심축이 미끄러져 어긋나지 않는다.

가위 몸통을 잡아주는 기어풀러의 양쪽 집게발이 여러번 미끄러져 나가서 꽤 애를 먹긴했지만...

대여섯번의 시도끝에 드디어 성공할 수 있었다.

어느정도 리벳 머리가 밀려나왔고,

펜치로 리벳머리를 꽉잡고 몇번 비틀어주었더니

드디어 앓던 이빠진 것처럼 말썽부리던 오래되고 변형된 리벳을 빼낼 수 있었다.

얘가 그 범인이다.

바닥에 놓고 망치로 때려버리는 식으로 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파트인데다 한방에 처리할 자신도 없던차에

그래도 그나마 고생 덜하고 덜 위험한 방법으로 구비하고 있던 연장을 이용하여

나름 성공적으로 빼내었다고 생각된다.

나사 체결할때

처음에는 스프링 와셔를 쓰거나 풀림방지 볼트/너트를 써볼까 했으나

스프링 와셔를 사용해 봤더니

아래 사진처럼 스프링 와셔 두께때문에 적절치 않아서 포기했고

풀링방지 볼트는 보유하고 있는 볼트의 구경이 너무 작은것 뿐이라서 포기했다.

풀림방지 너트는 가지고 있는게 없었고...

그냥 리벳으로 박아버릴까 생각도 했으나...

이거 나중에 빼내려면 또 귀찮을것 같아서 바로 그 생각은 접었다.

다행히 좀 큰 나사가 있어서 그것을 사용하기로 했다.

나사머리는 둥그런 민짜이긴했으나, 반대쪽에 너트가 있으니 추후 더 조이거나 유시보수 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양쪽 가위날이 딱 붙어있게 되어, 처음 자를때부터 가위가 잘 들었다.

몇번 테스트를 해 보았더니

나사가 슬금슬금 풀리고 있길래 어쩔 수 없이 스프링 와셔를 추가해 주고, 너트 머리에는 순간접착제를 한방울 떨어뜨려 주었다.

리벳이 오래되어 느슨해 져 버린 버리려던 계륵 가위를 오늘 하나 살렸다.

다음에 정성스레 가위날 한번 갈아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