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필립스 Wet & Dry 핸디 무선 청소기 임펠러 이탈 수리(고양이 화장실 모래 전용 청소기)

xerxer 2022. 8. 18. 19:48

사용해 본 청소기 메이커가 몇개 안되지만 나름대로 특색이 있는것 같다.

S사는 무난한 설계에 범용성있는 기구설계 및 여유있는 내부 공간(?).

E사는 치밀한 설계에 빡빡한 부품/기구배치 및 알게 모르게 녹아있는 누적된 노하우.

P사는 진공청소기는 많이 보이는 제품이 아님에도 의외로 밸런스도 좋고 만족도도 높으며 평타 이상의 수준.

수년전 P사의 웻앤드라이 4.2V청소기의 SC배터리를 제거후 18650 고방전 2S 7.2V로 대체하여 사용중이다.

별 기대하지 않았으나 의외로 7.2V에서 모터와의 궁합이 좋았으며 모터에 무리도 가지 않으면서 성능은 최대로 이끌어 내 준다는 느낌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모래알갱이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잘 빨아들이는 등

모래먼지 청소기로서는 대단히 만족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내부에 사용된 고무부품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찐득찐득하게 몸체와의 기밀을 아직도 잘 유지해 주고있는데,

어떤 재질인지 사뭇 궁금하다.(찢어지긴 했으나 자리잡아주면 또 역할은 제대로 해 냄)

최근 4년간 우리집에서 가장 극한의 환경인 베란다 고양이 화장실 주위를 전담중이었는데

며칠전 아내가 사용중 키리릭~ 하면서 갑자기 청소기가 멈추어서 청소 포기하고 충전기에 꽂았으며

어제 또다시 아내가 그 전에 문제 되었던것 기억 못하고 사용시도했으나

다시 키리릭~하면서 완전히 멈추어 버렸다고 한다.

보통 청소기에서 고장날만한 곳은 두군데 정도인데

18650 배터리의 안전장치가 동작하거나 기타 사유로 배터리가 죽으면서 전원 공급이 아예 차단되는 경우와

또 하나는 모터가 타버리는 경우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언가 물리적으로 걸리는 소리가 심하게 나면서 멈춘것이라서.. 애매했다.

고양이 화장실 청소는 매일 해 주어야 하므로

모래먼지 범벅인 이런 나쁜 환경에서

이만큼 버틸만한 청소기가 떠오르지 않아서

또다시 동일기종을 구해 볼 수 없을까 검색해 보았으나 쉽지 않았다.

※ 고무실링 부품도 너무 오래되어 수명이 다해가므로, 이제는 후속 청소기를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할 시점인것 같다.

당장 급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일단 수리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고장 부위를 먼저 찾아야 한다.

베란다에서 험하게 사용할 목적으로 급조했던 청소기이다보니

충전포트도 이쁘게 만들어 주지 않았으며,

아래 사진처럼 스위치 바로 옆에 2S밸런스잭 그대로 글루건으로 무성의하게 붙여놓은채로 사용해 왔다.

내부에는 엄청난 미세 모래 가루와 먼지가 가득차 있을것이라 예상하고

본체를 열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엄청난 먼지와 모래가루가 마치 시멘트 가루 퍼 부어 놓은것처럼

청소기 내부 공간에 가득 차 있었다.

최초 이 청소기를 2S로 개조할때 사용목적이 모래 청소였으므로,

먼지가 엄청나게 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배터리 +극 주위는 테이프로 한번 더 미리 발라놓았었다.

테이프로 보강해 놓은 덕분인지, 배터리 +극과 주위 -극 사이에 먼지가 침투하지는 않았으며

배터리는 2개 모두 4.2V 이상으로 지극히 정상이었다.

배터리는 정상이었으므로 그다음으로 모터 뭉치를 꺼내 보았다.

모터에 회전팬이 달린 모터뭉치를 들어내었는데... 뭔가 좀 이상했다.

모터 축 끝에 팬(? 용어를 잘 모르겠음. 임펠러 라고 해야 하나?)이 정확히 고정되어 있지 않고

뭔가 덜그럭 거리는(=wobbeling) 상태였다.

뭉치를 분해 할 수 있는데까지 분해 해 보았다.

임펠러 케이스까지는 쉽게 벗겨졌으나

모터축과 실제 임펠러는 고정되어 간단히 풀 수 없었다.

모터축과 임펠러 고정부 사이를 확인해 보았더니..

축과 임펠러의 고정이 헐거워진게 아니라

모터가

모터 마운트(임펠러를 감싸고 있던 케이스 + 모터 마운트 일체형 부품)에 고정되지 않고

벗어나서 마음대로 놀고 있었으며,

이것이 키리리릭~ 하는 소리의 원인이었다.

사진상으로는 안보이는데,

이런식으로 모터를 마운트에 고정해 주던 나사 2개가 모두 빠져서

모터와 모터마운트가 따로 놀고 있는 상태였음.

보통 280이상의 모터는 모터 샤프트 쪽 몸통에 나사구멍이 있어서 마운트에 고정된다.

130모터까지는 모터 케이스안에 적당히 모터를 자리잡고 케이스 덮어주는것으로 충분하나

그 이상급 모터는 이런식으로 볼트등으로 조여주는것이 일반적이다.

문제 생긴 청소기는

오랜 세월 사용에 의한 진동으로 나사가 두개 다 풀려버린 상태였다. (모래 먼지와는 무관했음)

나사를 다시 조여서 모터를 마운트에 꽉 고정해 주는것으로 수리가 가능할것으로 예상되었다.

모터축에서 임펠러 뭉치(마운트)를 빼내어야만

모터의 나사구멍이 드러나는 구조라서

차량 DIY용 헤라를 가져왔다.

지렛대 원리를 이용하여 모터축에서 임펠라를 빼내려 무진 노력을 하였으나... 실패.

나사를 다시 조여주어야 하는데,

나사머리를 임펠러가 가리고 있다보니

드라이버가 나사머리에 도달할 방법이 없는 상태였다.

일자드라이버를 모터와 임펠러 사이에 넣어서 지엣대 원리로 들어올려서 여러번 임펠러를 빼려고 시도해 보았으나 꿈쩍 않았고

더이상 무리하게 빼려고 시도하다가는 임펠러 플라스틱 부품이 깨질것 같아서 포기했다.

 

방법을 바꾸어 어떻게든 풀어져서 빠져나온 나사를 조여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결국 모터를 빠져있던 나사를 조일 수 있도록

중간에 나사머리를 가리고 있는 임펠러에

드라이버가 들어갈만한 크기의 구멍을 뚫었다.

두개를 뚫었는데,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고

처음 구멍의 위치가 좀 잘못되어서, 나사머리 조이기 쉽게 좀 더 안쪽으로 하나를 더 뚫다보니 2개가 되었으며

얼떨결에 임펠러 회전할때 무게 배분에도 영향이 더 적을것 같은 효과를 기대하게 되었다.

(지금보니 정확히 180도도 아니다)

모터의 윗면 부분이 임펠러 뭉치에 가려져 있어서 나사 구멍이 보이지 않았으나,

모터 반대편의 부품 배치를 감안하여 이정도 지점에 나사구멍이 있으리라 예상되는 위치를 잡은후

드라이버를 넣어서 나사를 조이는 시도를 두세번 한 결과

제 위치에 나사를 조일 수 있었으며 나머지 나사도 확실히 꽉~ 조여 주었다.

나사풀림방지제가 있었더라면 사용해 주거나 순간접착제래도 사용해 주고 싶었으나

이번에 이렇게 구멍을 뚫어 놓았으므로, 나중에 다시 작업할 상황이 생기면, 그때에는 고정제를 사용해 해 주기로 했다.

나사를 조여준 후 보니

모터가 임펠러 뭉치의 제 위치에 견고히 고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모터 몸체를 흔들어 보아도 움직임 없이 견고하였다.

다시 조립해 주고

모터뭉치 떼어내느라 잘라놓았던 전선은 다시 납땜해 주었다.

가전제품 하나하나를 오래 사용하다보니

진공청소기의 모터가 마운트에서 나사 풀려서 분리되는 경우도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