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납땜 똥손의 보조배터리 강제충전 및 USB커넥터 수리

xerxer 2023. 5. 17. 20:28

대용량 보조배터리가 버려져 있는것을 보았다.

분명 저거 안의 배터리는 멀쩡할텐데, 충전케이블이 끊어졌거나 내부의 회로 이상일 가능성이

99%라 생각하고...

굳이 보조배터리가 필요하지도 않아서 애써 외면했으나...

계속 눈에 띄다보니.. 그럼 내부 배터리라도 적출해서 써볼까 싶어서 결국 가져왔다.

이것도 병이다 병.

모델명은 코끼리 KPB-G10000GD5.

"10000"이라는것이 용량을 뜻하나보다. 무려 10A.(그런데 물리적으로 이게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확인해보니 출력이 전혀 안나오길래 배를 열었다.

5000mA짜리를 2개 병렬로 겹쳐놓은듯.

이렇게 구성했다면 어쩌면 실제 용량이 10A나올지도 모르겠다.

배터리가 저전압으로 메인기판이 출력을 차단 한 것으로 보였다.

회로 이상 여부는 차차 보기로 하고

일단 배터리 단자에 직접 강제충전해 주어서 배터리를 정상화 시키는게 우선이다.

TP4056으로 강제 충전.

충전완료되었고,

이상태에서 이 보조배터리 팩을 이용하여 휴대폰 등도 정상적으로 충전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일단 절반은 살렸다.

그렇다면 왜 완전방전이 되어버렸을까?

이 팩은 마이크로USB로 충전하게 되어 있는데

배터리 팩을 충전중에는 본체의 LED가 충전단계에 따라 깜빡거리게 되어 있다는데

충전기를 꽂아도 배터리 LED에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즉 충전이 전혀 안먹히는 상황이었음.

(물론 타 기기 충전을 위해 보조배터리가 방전중에는 LED가 ON된 상태로 유지되며

켜진 LED갯수에 따라 현재의 배터리 잔량을 정상적으로 표시하고 있었음)

메인 기판상으로는 부품이 타거나 손상된 부분은 찾지 못했다.

(내가 회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보니 이상이 있었더라도 못찾았을 확률이 90%이상이겠지만..)

보통 이런 보조배터리팩은

다른 기기를 충전하는 케이블이나 커넥터의 끊김이나 파손이 고장의 대부분인데

(이건 어쩔 수 없음. 나름 튼튼하게 만든 USB케이블도 험하게 쓰는 사람 손에 걸리면 사정없이 끊어지는 판에..)

본 배터리 팩은 사용후 충전해야 하다보니

외부 충전기 커넥터가 연결되는 부분에도

물리적인 힘과 비틀림이 상당히 빈번히 가해졌을 것이다.

혹시나 싶어서 충전 커넥터 꽂아놓고, 그 커넥터를 이리저리 비틀어 보았더니...

메인기판에 납땜된 마이크로USB Female 커넥터 안쪽이 들썩거리는것을 찾을 수 있었다.

아... 이런 미세한 부분은 정말 자신없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땜 똥손이다.

거기다 이제 눈도 점점 나빠져서 돋보기 안경 끼지 않으면

이런 미세한 납땜은 정말 역부족이어서 시작하고 싶지도 않았다.

납땜이 금 가서 끊어진 곳은 Female 마이크로 USB 커넥터 + 핀쪽과 메인기판에 커넥터 자체를 고정하는 부분이었다.

※ 마이크로USB Female 커넥터의 극성은 예전에 미리 찾아둔 자료의 도움을 받았다.

https://blog.naver.com/xerxer/222750168881

예전의 나에게 감사한다.(이거 안적어두었으면 또 핀 배열 찾느라 고생했을것이다)

확인사살차 충전 커넥터 연결한 상태에서 메인기판의 +와 -극 찍어보니,

+핀쪽의 납땜이 확실히 끊겼음을 알 수 있었다.

(1) : 기판과 micro usb female connector의 + 핀 연결부가 미세하게 끊어졌음

(2) : micro usb female connector를 기판에 지지/고정하는 납땜부가 떨어졌음

처음에는 +극에 납만 덧입혀서 혹시 붙지 않을까 시도해 보았으나...

역시나 실패.

뭉툭하기 짝이 없는 내 인두기 팁으로는 어림 없었다.(그것보다도 사람 실력이 너무 허접하였음)

기존 Female 커넥터는 떼어 내었다.

그나마 깔끔하게 떼어내지도 못했음.

알리에서 10개인가 20개 세트로 사다둔 Female Connector.

이미 마이크로USB 에서 대세가 USB-C로 넘어갔음에도...

아직도 여러개 남아서 정말 오랜 세월동안 유용하게 마르고 닳도록 쓰고 있다.

똥손 납땜으로 그럭저럭 붙였음.

물론 이 후에도 수습하느라

여러번 위치 옮기고 납땜 과하게 된 부분 들어내는등

꽤 고생했다.

결국 정상 위치에서 많이 벗어났고

방향도 몇도 정도 틀어졌으나

더이상 손댔다가는 다시 정상 접촉이 안될것 같아서 겁나서 여기서 멈추었다.

충전되는것 확인.

기판에 고정하는 힘이 너무 부실하다보니

에폭시 접착제로 보강 고정을 해 주었다.

(커넥터 안으로 스며들어온 에폭시 접착제를 다시 긁어내느라 또 고생함.)

커넥터 각도도 어긋났고

무엇보다 커넥터가 너무 쑥 들어간 채 납땜되어 버렸다.

충전할때에는 길쭉한 마이크로USB male 커넥터가 필요할것 같다.

어차피 이건 정말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을 예정이고.. 정신건강상 이정도에서 그만두기로 했다.

밥 먹이고 있음.

납땜 똥손이 주제도 모르고 괜히 손댔다가

주말 저녁에 고생만 엄청 했음.